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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聲】尹五榮隨筆《春(節選)》賞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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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에 드는 볕이 어느덧 봄이다. 봄은 맑고 고요한 것, 비원의 가을을 걸으며 낙엽을 쥐어본 것이 작년이란 말인가. 나는 툇마루에서 봄볕을 쪼이며 비원의 가을을 연상한다. 가을이 가고 봄이 온 것은 아니다. 가을 위에 겨울이 오고 또 봄이 온 것이다. 그러기에 지나간 가을은 해가 멀어갈수록 아득하게 호수처럼 깊어 있고, 오는 봄은 해가 거듭될수록 쌓이고 쌓여 더욱 부풀어가지 않는가.

【有聲】尹五榮隨筆《春(節選)》賞析

陽光穿過窗子,轉眼已是春天。春天明媚寧靜,走過祕苑的秋天,手握落葉已是舊時光景。我在檐廊沐浴春光,卻想起了祕苑的秋天。並不是秋去春來,秋天之後還有冬日,然後纔是春天。秋天隨着陽光的遠去而遠去,像湖水那麼深邃;春天隨着陽光的積累而積累,反而會變得膨脹。

 

꽃을 보고 반기는 소녀의 봄은 꽃뿐이지만, 꽃을 캐는 소녀를 아울러 봄으로 느끼는 봄은 꽃과 소녀들이다. 사랑을 노래하는 청춘의 봄은 화려하고 찬란한 봄이지만, 그것을 바라보고 느끼는 봄은 인생의 끝없는 봄이다. 누가 봄을 젊은이의 것이요, 늙은이의 것이 아니라 하던가. 젊은이의 봄은 기쁨으로 차 있는 홑겹의 봄이지만 늙은이의 봄은 기쁨과 슬픔을 아울러 지닌 겹겹의 봄이다. 과거란 귀중한 재산, 과거라는 재산이 호수에 가득 찬 물결같이 고이고 고여서 오늘을 이루고 있는 것, 그러므로 물이 많을수록 호수가 아름답고 과거가 길수록 오늘이 큰 것이다.

愛花的少女,她的春天只有花,但花和少女就是春天的氣息。歌頌愛情的青春之春,雖然燦爛絢麗,但它只是人生之春的一部分,人生之春是不會完結的。是誰說春天屬於年輕人?是誰說春天不屬於老年人?年輕人的春天是充滿喜悅的單維的春天,老年人的春天則是喜悅與悲傷疊加的多維的春天。過去是寶貴的財富,它像湖水的波紋一樣慢慢聚集、慢慢累積、慢慢形成。湖水越多,湖景就越美;過去越長,財富就越大。

 

늙어서 봄을 맞으며 봄을 앞으로 많이 못 볼까 슬퍼할 필요는 없다. 그동안 많이 가져본 봄이 또 하나 느는 것을 대견하게 생각할 일이다. 산에 오르거나 먼 길을 걸을 때, 십 리고 이십 리고 가서 뒤를 돌아다보고는 내가 저기를 걸어왔구나 하며, 흐뭇하고 자랑스러울 때도 있다. 그리고 돌아다보는 경치가 걸어올 때보다 놀랍게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때도 있다. 다만 지나온 추억을 더듬어 한 개의 진주를 발견하지 못하고 거친 모래알만 쥐어질 때, 그것이 슬프다. 보잘 것 없는 내 과거가 항상 오늘을 슬프게 할 뿐이다.

老年人不必逢春傷春,感慨自己春日所剩無多。相反,應該爲人生之春的每一次增加而倍感自豪。爬山或徒步時,每走十里二十里的時候回頭看看,會發現自己已經走了好遠,欣慰和自豪油然而生。這時你會發現,回頭看到的風景比一路走來時看到的更加美麗。而在過去的長河中,只有滿滿的砂礫,找不到一顆珍珠,這是多麼悲傷的發現。那沒什麼看頭的過去總是令現在充滿悲傷。

 

뜰 앞에 한 그루 밀감나무가 서 있다. 동쪽 가지 끝에 파릇파릇 싹이 움돋기 시작한다. 굵은 가지에서도 푸른 생기가 넘쳐흐른다. 미구에 잎이 퍼지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힐 것이다. 집안사람들의 기대가 사뭇 크다. 그러나 서쪽 가지에서는 소식이 없다. 나무의 절반은 죽은 가지다. 죽은 가지에 봄은 올 리 없다. 지난겨울에 잎이 다 떨어지고 검은 등걸만 남았을 때, 혹 죽지나 아니했나 염려도 했고, 봄이 되면 살아나겠지 믿기도 했었다. 그러나 같은 나무 한 등걸에서 한 가지는 살고 한 가지는 죽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눈보라 추위 속에서도 한 가지는 생명을 기르며 겨울을 살아왔고, 한 가지는 그 속에서 자기를 살리지 못했던 것이다. 저 동쪽 가지의 씩씩하고 발랄한 생의 의지. 지난겨울 석 달 동안, 마음속으로의 안타까운 저항, 그리고 남모르는 분투와 인내! 이에 대한 무한 경의와 찬사를 보내고 싶다. 봄이 가면 봄이 없다고 슬퍼함은 일 년을 사는 곤충의 슬픔이다. 교목은 봄이 열 번 가면 열 개의 봄을, 가을이 백 번 가면 백 개의 가을을 지닌다.

院子前有一棵蜜柑樹。東邊的枝頭開始冒出綠茸茸的新芽,粗壯的枝幹上也滿是綠意的生機。不久後這棵樹就會枝葉繁茂、開花結果,家裏人對此充滿期待。但是西邊的枝幹卻毫無春意。這棵樹的一半都是枯藤,春天是不會光顧枯藤的。去年冬天,待葉子都掉光只剩黑漆漆的樹樁時,也曾擔心它會不會在冬天死去,但也相信它會在春天覆活。但沒想到,這棵樹會一半活着,一半死去。在暴風雪中,一半存活下來,另一半則沒能救活自己。東邊的枝幹朝氣蓬勃,充滿生的意志,在爲期4個月的冬季裏,憑藉內心焦急的抵抗,還有不爲人知的奮鬥和忍耐!對此,我表示無限的敬意和讚賞。春天離去的傷感,屬於生命只有一年昆蟲。喬木經歷十次春天,就可以擁有十個春天,經歷一百次秋天,就可以擁有一百個秋天。

 

다만 봄은 나를 잊지 않고 몇 번이라도 찾아 와 세월을 깨우쳐 주었건만, 둔감과 태만이 그를 저버린 채 헛되게 늙은 것이 아쉽고 한스러워 다시 찾아 주는 봄에 죄의식조차 느낀다. 그러나 이제 발버둥 처 봐도 미칠 수 없는 일, 고요히 뜰 앞을 거닐며 지나간 봄의 가지가지 추억과 회상에 남겨보는 것이다. 오늘 따라 주위는 말할 수 없이 고요하고 따스한 햇볕이 백금처럼 빛나고 있다.

只是春天沒有忘記我。不論多少次,春天總會回來,回來提醒着我歲月的流逝。遲鈍和懈怠辜負了春天,歲月徒增最是遺憾。面對春天的再次迴歸,內心深感罪惡沉重。而現在即使拼命掙扎也無法挽回,只能在院子前安靜漫步,留下關於春天的各種回憶。今天格外寧靜,溫暖的陽光閃耀着白金般的色澤。

今日詞彙:

툇마루【名詞】檐廊

쪼이다【動詞】曬

부풀어오르다【動詞】膨脹

홑겹【名詞】單層

대견하다【形容詞】自豪

파릇파릇【副詞】綠油油的

사뭇【副詞】非常

발버둥치다【動詞】掙扎

句型語法:

-으리-

1.先語末語尾。加在“ㄹ”以外的輔音結尾的動詞、形容詞、“-었-”後面。表示推測。

지금쯤 서울엔 비가 그쳤으리라.

現在首爾雨應該停了吧。

 

2.先語末語尾。加在“ㄹ”以外的輔音結尾的動詞、形容詞後面。表示意圖。

다시는 울지 않으리라.

我再也不哭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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